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상, 위기인가 도약의 댓가인가
최근 대한민국 경제를 관통하는 단어는 단연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입니다. 마트를 갈 때마다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에 놀라고, 대출 이자 고지서를 보며 한숨을 쉬는 것이 평범한 이들의 일상입니다. 아마 저 뿐 아니라 주변에서 체감하는 불황의 깊이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했습니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524_0003642611)
현재의 3고 현상이 한국 경제의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공의 비용(마찰음)’이라는 진단입니다.
과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이 팍팍한 삶과 고통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치러야 하는 필연적인 대가일까요?
로긴 투데이가 정부의 낙관론적 시각과 우리들이 느끼는 냉혹한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짚어보고, 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분석해 보았습니다.
1. 수출 호조와 내수 침체의 기묘한 동거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상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부활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대기업의 실적과 국가 수출 지표는 연일 고공행진을 기록 중입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 경제의 펀더멘탈은 견고해 보입니다.
정부가 현재의 고물가와 고금리를 '성공의 비용'이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의 체질이 변하고 자금이 몰리다 보니, 과거와 같은 저물가·저금리 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기술 변혁기에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론은 낙수효과가 끊어진 내수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아무리 반도체가 많이 팔려도, 동네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나 매달 고정된 월급으로 치솟는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온기가 민간 소비와 고용 시장으로 흘러들지 않는 지표의 착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성공의 비용'이라기엔 너무 무거운 민간의 삶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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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에 가면 물가 상승을 체감할 수 있다 |
정부의 시각대로 경제 구조가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찰음을 온몸으로 비벼내며 버텨야 하는 주체는 결국 국민입니다. 고용 시장 역시 대기업과 IT·기술 분야를 제외하면 구조조정과 채용 둔화의 칼바람이 불고 있어,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느끼는 고용 불안은 최고조에 달해 있습니다.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한 후에 얻을 과실이 아무리 달콤할지라도, 당장 오늘을 버텨낼 체력이 없는 서민들에게 "체질 개선 중이니 조금만 참으라"는 식의 메시지는 공허한 위로에 그치기 쉽습니다. 정부의 낙관론적 시각이 현실 안주나 대책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구조적 전환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
지금의 경제 상황이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기'라는 점에는 많은 전문가들도 동의합니다. AI와 첨단 기술 중심의 경제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이 과정에서 과거의 저물가 패러다임이 깨진 것도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이 마찰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얼마나 정교한 사회적 안전망과 내수 활성화 대책을 펼치느냐입니다. 거시 지표의 화려함에 취해 미시적인 민간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도약의 결과물이 나오기도 전에 내수 경제의 기반이 먼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결 론
최근 삼성전자가 노조협상을 마무리 했습니다. 이로써 하이닉스에 이어 삼성계열 직원들은 엄청난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다른 여러 대중소기업 노조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성과에 대한 마땅한 몫을 찾는 건 노동자의 권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진행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게 일반인들의 현실입니다.
글로벌 경제의 대전환기 속에서 한국 경제가 진정한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수출 대기업의 성과만큼이나 내수 시장의 불씨를 살리는 균형 잡힌 정책이 절실합니다.
체감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취하는 개인들 역시, 현재의 흐름을 냉정하게 읽고 각자의 자산과 고용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방어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